어느 눈이 내리던 날
사각– 사각–
그녀는 작은 나무 조각을 칼로 다듬고 있었다. 붕대가 감겨있는 흉터투성이의 손으로, 조금이라도 나무가 더 매끈해지도록 모양을 잡고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손을 움직였다. 이는 부족한 도구를 가지고 하는 그녀에게는 퍽 귀찮고 성가신 작업이었으나. 완성되어 가는 작품 너머로 떠오르는 상대의 미소 때문에, 그녀의 눈은 힘든 기색대신 온기로 가득 서려있었다.
" 다 됐다. "
그렇게 얼마나 작은 나무 하나를 붙잡고 앉아서 시간을 보냈을까. 어디서 구한 것인지 고무줄과 가죽 조각을 가져와서는 완성된 Y자 나무와 함께 엮는 마무리 과정을 거쳐서 끝내 마지막에 그녀의 손에는 튼튼한 새총 하나가 들려있었다.
" 레아가 마음에 들어 하려나 "
자신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은 체구도 작은데 몸 또한 약해 기침이 잦은 아이였다. 그것이 매번 신경 쓰여 옆에 붙어 챙겨주기도 많이 챙겨주지만 자신은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었던 이상 그것에는 항상 한계가 존재했고, 그 여린 아이가 감당하기에 이 설산은 늘 따스한 법 없이 매섭고 차갑기만 한 곳이었다.
그렇기에 늘 불안하기만 한 그녀가 동생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이렇게 그나마 본인이 가진 재주를 활용해 작은 호신용 무기를 만들어주는 것뿐이었다.
- * * *
"... 그런 다음에 고무줄이 목표물과 수직으로 일직선이 되도록 조준해서 쏘는 거야. 알겠어? "
기본적인 새총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시범을 보이고 나서, 아잘레아에게 건네주었다. 그녀의 동생은 분명 처음 써보는 것일 텐데도 다루기 까다로운 새총으로 목표물을 잘 조준해 내더라.
" 헉! 쟤가 왜 저리로 가?! "
물론... 초반에 시행착오가 좀 있긴 했지만, 그래도 금방 안정적이게 잘 다루게 되었다. (그럼 그럼!)
동생은 처음이자 새로 생긴 새총을 퍽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혹시라도 사용하고 있던 도중에 가시에 찔릴까 몇 시간을 다듬고 겉면을 갈아내며 표면을 매끄럽게 만든 수고로움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부드러운 동생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달리아는 미소 지었다.

아잘레아, 밝고 사랑스러운 내 하나뿐인 가족.
우리 이대로 평화롭고 행복하게만 살아가자.